D.H.로렌스 - 겨울이야기


어제 들판은 오직 흩어진 눈으로 희부옇더니
지금은 가장 긴 풀잎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의 깊의 발자욱은
눈을 덮고 흰 언덕 끝 솔밭을 향해 걸어갔구나.
그녀는 보이지 않는다.
안개의 엷은 휘장이 검은 숲과 희미한 유자빛 하늘을 가렸기에
그러나 그녀가 기다리고 있음을 안다.
초조하고 차갑게, 흐느낌 같은 것이 싸늘한 한숨에 스며들면서
피할 수 없는 이별이 더욱 가까워질 뿐임을 정녕 알면서도
왜 그녀는 그렇게 선뜻 오고 마는 걸까.
언덕길은 험하고 내 걸음은 더디다.
내가 할 말을 알면서도
왜 그녀는 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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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은 흩날리는 빛으로 온통 흰색이었고
가장 긴 풀잎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의 깊은 발자국은 눈 위에 새겨져
언덕의 맨 끝 솔밭길까지 이어져 있다.

난 그녀를 볼 수가 없다. 희뿌연 안개 스카프가
검은숲과 흐릿한 오렌지빛 하늘을 흐려 놓았기에.
그러나 그녀는 초조하게 추위에 떨며 기다리겠지.
초조하게 차갑게, 흐느낌 같은 것이 싸늘한 한숨에 스며들면서.

피할 수 없는 이별이 더욱 가까워질 뿐임을 정녕 알면서도
왜 그녀는 그렇게 선뜻 오고 마는 걸까.
언덕길은 험하고 내 걸음은 더디다.
내가 할 말을 알면서도
왜 그녀는 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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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 Lawrence
Amres.

YERTERDAY the fields were only grey with scattered snow,
And now the longest grass-leaves hardly emerge,
Yet her deep footsteps mark the snow, and go
On towards the pines at the hills' white verge.

I cannot see her, since the mist's white scarf
Obscures the dark wood and the dull orange sky,
But she's waiting, I know, impatient and cold, half
Sobs struggling into her frosty sigh.

Why does she come so prompty, when she must know
That she's only the nearer to the inevitable farewell,
The hill is steep, on the snow my steps are slow-
Why does she come, when she knows what I have to t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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